안녕하세요.
진한 여름의 한 가운데 어느 날에 인사 드립니다.
오늘은 화수분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. 이 블로그명인 화수분은 1925년 전영택 작가의 작품명이기도 합니다. 그래서 웹에서 검색되어지는 의미는 마술의 곳간처럼 줄어들지 않는 재물을 의미한데요. 개인적인 애착의 이 단어는 조금 더 큰 의미를 가집니다. 저완 아무 상관도 없는 한 재력가의 어마한 스토킹으로 제 관리인 행세를 하며 제 인생을 점령해 하나 둘 쓸어가기 시작했습니다. 여전히 운수업과 음지의 힘으로 주변을 교란시키고 돈으로 휘감는 마리오네트를 하고 있습니다. 살다보니 별 일이 다 있겠지만 세기에 있을까 한 일입니다. 뭐 이런게 다 있나..
전 생각했지요. 제 마음은 끊임없이 솟아나는 기쁨과 사랑의 곳간이다, 라고 말입니다. 저의 작은 교만과 어리석음이 고개를 숙일 수 있었던 건 '종교'와 '세상'이었습니다. 요즘은 마사지 기능도 있는 몇 백짜리 안마 의자부터 최고급 수입의자도 있지만 세상 아름답고 고귀한 다리는 스위스에서 보았던 저 부러진 의자입니다. 겉으로는 그냥 평범한 의자입니다.
이 의자를 떠올리면 날뛰는 제 감정이 정제되고 제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모든 감정이 인간의 아름답고 추함을 다 껴안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. 분명 네 다리가 필요한 의자로 제 기능을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버티는 것, 내가 그렇고 내 주변이 우리 삶이 그렇습니다. 불평등, 불안전, 성차별, 폭력 등 그런 모든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불안하지만 버텨야하는 것들이 우리 모습같아서 애잔해집니다. 그리고 다시 생각합니다.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저 의자는 더 아름다운 것일지 모르지요. 밀로의 비너스처럼 말입니다. 만약 저 조각상이 완벽한 두 팔을 갖고 있었다면 루브르의 저 위치에 있을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듭니다.
루브르 큐레이터들은 니케상처럼 밀로의 비너스를 복원했지만 팔이 없는 모습도 아름답다고 판단하여 저 모습대로 전시되었다고 합니다. 혜민스님의 책이 생각납니다.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어도 온전하게 사랑할 수 있다고 했지요. 완벽하지 않기에 아름다운 것, 그리고 그 자리에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감성을 채우는 일이 화수분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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